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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백장 글쓰기

떠남과 머무름[1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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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길에서 떠나야 할지 머물러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 생길 때가 있다. 여행처럼 가볍게 결정할 수 있는 시기도 있지만 주거를 옮겨야 할지를 정해야 할 때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특히, 직장을 옮길 때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하고 떠나기 싫어도 떠나야만 하는 아픔도 있다.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다. 평생 가까운 친구로 지내는 경우가 많지 않다. 초등학교 시절에 친했던 친구와 평생 가까이 지내기는 쉽지 않다. 시절에 맞추어 친구로 오는 이들도 있고 자주 만나지 않아도 친한 친구가 있다. 오래도록 함께 머물고 싶어도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대학 때 단짝이었던 친구는 일 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할 정도로 물리적인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통화를 하면 대학 시절의 그 친밀감이 남아 있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각자의 길을 존중하며 응원하는 마음이 있어서 더 그렇다.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던 동료도 직장을 떠나고 나면 멀어지게 된다. 매일 보는 만남과 가끔 보는 만남은 같을 수가 없다. 직장은 한 배를 타는 곳이라 지지고 볶아도 거리가 가까울 수밖에 없다. 9년 동안 한 직장에 있다 보니 그동안 함께 있던 이들은 눈짓만 해도 알아듣는 사이가 되었다. 다양한 풍파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가지고 있다. 

 

떠날 때는 떠나야 하겠지만 머무를 수 있다면 머무르는 것이 평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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