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일백장 글쓰기

친정 어머니의 깜짝 방문 [100-44]

728x90
반응형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핸드폰 벨이 울렸다. 친정어머니께서 어제 미리 오겠노라고 하시더니 일찍 출발하셨는지 생각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하셨다. 텃밭에 가는 길에 들르시며 줄 게 있다고 하셨다. 들고 오신 검정 비닐봉지 안에는 여름에 신기 좋은 레이스 양말이 한가득이었다. 여름 동안 충분히 신을 수 있게 넉넉하게 사오셨다. 얼른 내 손에 쥐어 주시며 집 안으로 들어오시지도 않고 서둘러 밭으로 가신다. 직장을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않으니 이렇게라도 얼굴 보러 오신 게다. 직장 다니며 바쁘게 지내는 둘째 딸이 보고프시면 이렇게 얼굴을 보러 오신다.  출근 준비하느라 감사인사만 드리고 헤어지니 조금 아쉬웠다. 

 

약국을 하는 동안 거의 10여 년 동안을 아이들 돌봐 주시느라 부산에서 양산까지 매일 오셨다. 힘들지 않으시냐고 물으면 여행 오는 기분으로 즐겁게 다닌다고 하셨다. 장사를 그만두고 집에 있는 것이 힘들었는데 딸내미 덕에 매일 집을 나설 수 있어서 좋다고 하셨다. 그 말에 감사했다. 

 

최근 이효리가 '엄마랑 단둘이 여행 갈래'에서 엄마와의 간격이 충분히 공감이 된다. 지금 엄마랑 단둘이 여행 간다면 많이 어색할 것 같다. 서로 닮은 점도 많다. 다섯 아이들을 키우시고 대학 보내시느라 억척같이 살아오신 것을 생각하면서 나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이제 조금은 유연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며 지내시기에 내 마음도 편하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바라본다.  

 

 

 

https://designhub-file.miricanvas.com/file-item/20240612/f48f81dc-3b7d-41d8-a2df-fcbc9926aa1b/%EB%82%98%EB%AC%B410_800.png

 

반응형

'백일백장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신의 자리 [100-46]  (0) 2024.06.27
포토덤프 챌린지 [100-45]  (1) 2024.06.26
칼림바 [100-43]  (0) 2024.06.24
패들렛 [100-42]  (0) 2024.06.23
시 부문 최우수상 수상 소식[100-41]  (22) 2024.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