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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씩 멈추던 자동포장기가 이제는 하루에도 여러 번 멈추어서 약을 바로바로 지을 수 없게 되었다. 매년 장마가 시작되는 이맘 때면 기계가 말썽을 부린다. 며칠 전 AS신청을 했는데 기사분이 오늘 방문했다.
기계에서 알리는 에러 문자를 보더니 여기저기 점검을 했지만 에러창은 여전히 없어지지 않았다. 다른 곳에 근무하다가 이곳 양산에 온 지는 얼마 되지 않아서 이 기계에 대해 아직 익숙하지 않은 듯했다. 전에 온 담당자와 통화를 한 후 교환해야 할 부품의 견적을 만들어보겠다고 하며 인사를 건넸다. 기계 안쪽에 있는 매인 보드를 점검하고 나면 그래도 에러가 당분간은 뜨지 않는다고 했지만 기사분은 귓전으로 들으며 가방을 들고 약국을 떠났다. 기계는 여전히 몇 포 정도 약을 짓다가 서 버렸다. 생각이 복잡했다.
30분쯤 지났을까 담당자가 다시 찾아왔다. 전 담당자와 통화를 하니 매인 보드의 연결부위를 점검해 주고 오라고 했단다. 내심 기뻤다. 한참을 뚝딱거리고 나서는 매인보드의 칩의 연결 부위를 뺐다가 다시 야무지게 꽂아 두었다고 했다. 담당이 가고 나서는 기계가 더 이상 멈추지 않았다. 금요일 오후라 지을 약이 많지 않아서 다음 주에 본격적으로 조제를 해야 확실하겠지만 당분간은 멈추지 않을 것 같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기계가 멈출 때마다 다시 끄고 켜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다른 일에 집중이 안 되기도 하고 마음만큼 몸도 힘이 들었다. 다음 주부터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근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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