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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백장 글쓰기

금요일 오후 [10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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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약들이 여러 박스로 배달되었다. 어제 늦게 도착한 약들이라 조제대 위에 쌓아두었던 박스들을 하나씩 풀어놓았다. 품목과 개수를 점검하며 약들을 늘어놓는다. 사용기한을 비교해 보고 짧은 것을 앞으로 두고 긴 것을 뒤에 넣는다. 선입선출이다. 대부분 새로 들어온 약들이 사용기한이 길기에 뒤쪽으로 진열한다. 조제와 불출을 하는 틈틈이 약을 정리한다. 

 

품절이 잦은 약들은 주문한 양보다 항상 적게 들어온다. 이유는 다양하다. 약가 변동으로 인해서 생산을 조절하는 경우가 있다. 환율이 높을 때는 원료 수입이 제한되어 생산이 지연되기도 한다. 부재료의 인상으로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경우에 품절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공장이전으로 갑자기 제조를 중단하는 바람에 매주마다 그 약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천식에 사용하는 약이라 더 심각하다. 대체약들을 알아보고 주문하지만 모두 소량씩만 들어오고 있다. 

 

한 주 동안 약과 씨름하다가 금요일 오후가 되니 모든 근육의 긴장이 풀어졌다. 오전에는 약정리로 바쁘게 보내다가 오후가 되어서야 잠시 여유를 찾았다. 밀린 서류들을 정리하며 오후를 보냈다. 다음주부터 휴가에 들어가는 제약회사의 수액들도 오늘 오전에 들어왔다. 거래하는 회사의 휴가 기간도 달라서 주문을 할 때 참고해야 한다. 비워진 자동포장기 안의 약들도 채우고 청소를 한 후 쓰레기통까지 비우고 나니 주말이 왔다는 것이 피부로 와닿는다.

 

약국을 나설 때는 약국 일은 로그아웃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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