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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백장 글쓰기

[100-11] 두꺼운 곱슬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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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에는 머리카락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가닥이 두꺼운 데다 곱슬머리에 머리숱도 많아서
파마를 하면 사자머리가 된다.

이라이자처럼 예쁜 곱슬머리로 다니는 친구들이 늘 부러웠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커트머리를 하거나

스트레이트 파마를 한 후 묶어 다니는 것이

제일 편하고 단정해 보였다.

어느 미장원에서 머리를 손질하시는 분이
나이가 들수록 부러운 머리카락이 될 거라며 위로해 주었지만
그때는 그저 위로로만 들렸었다.

세월이 흐르고 오십 중반을 지나오면서
이제는 만나는 이들마다 머리숱을 부러워하고 있다.
흰머리도 늦게  나오기 시작해서 올 해부터 염색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것도 다들 부러워했다.
매직파마를 해야 할 만큼 곱슬머리긴 해도
이제는 머리카락들을 예쁘게 바라봐주고 있다.

같은 사물이라도 시간에 따라 좋아 보이다가도 싫어지기도 하는 것 같다.
어릴 때는 먹지 않던 생굴을 나이가 드니 잘 먹게 되기도 하고
평범해 보이던 꽃들이 나이가 드니 새롭게 보이기도 한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도 많다.
두부는 예나 지금이나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다.

견과류는 씹히는 느낌이 좋지 않아 즐겨 먹는 편은 아니고

특이한 향이 있는 음식은 가리는 편이다.


내일은 미장원에 가서 매직파마를 해야겠다.
파마한 지 6개월 정도 지나서인지 머리카락이 푸석푸석하고 곱슬곱슬하다.
머리를 감은 후 드라이기로 말리고 나면

거울 속에는 수사자의 아우라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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