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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백장 글쓰기

터 고르기 [1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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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시를 쓸 때는 주제를 정한다. 구도를 잡기 전에 머릿속으로 전체를 구상해 보듯이 어떤 주제로 쓸지 정한다. 시 주제가 정해지면 지을 터를 고른다. 시라는 집을 짓기 위한 기초작업이다.  

 

어떤 배경에 시를 담을지를 생각해 본다. 사랑이라는 주제를 까마귀라는 동물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면 까마귀가 터가 된다. 이별이라는 주제를 낙엽을 통해 나타내고자 한다면 낙엽이 터가 된다. 의미를 담는 그릇이 되는 것이다. 터가 정해지면 주제와 터가 잘 어우러질 수 있게 시를 쓴다. 터가 선명하게 나타나고 주제는 묻히게 표현되어야 시의 형태를 갖춘다.

 


인생 / 오수정

 

인생이란 그러한 것

 

한 물결 지나면 또 한 파도

한 파도 지나면 또 한 풍랑

한 풍랑 지나면 또 한 너울

 

물결을 지나고

파도를 이기고 

풍랑을 견디며

너울을 삼킬 때

 

단단히 자란 내 마음은 바다가 된다


 

 

인생을 바다라는 터에 넣어 보았다. 인생과 바다는 많이 닮았고 그래서 공감을 가질 수 있는 시를 쓸 수가 있다. 물결, 파도, 풍랑, 너울은 설명하지 않아도 인새의 희로애락임을 알 수 있다. 마지막 구절은 인생의 중년을 넘기고 있는 이에게 공감할 수 있는 구절이다. 많은 인생의 언덕을 넘어오다보면 웬만한 일에 꿈쩍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바다 같은 마음이다.

 

터가 다양하면 시는 더 깊이 있는 시가 된다. 그래도 적당한 게 어렵지 않고 공감이 잘 된다. 아직은 깔끔한 게 좋아서 하나에 몰입해서 시를 적는 편이다.

 

 

 

https://youtu.be/UjLqJhqGnis?si=zMbC8asR_XZjnWd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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