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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백장 글쓰기

[100-39] 원 안에 들어온 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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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아직 조금 남아 있을 즈음

피아노학원에서 집으로 걸어 오는 길이었다.

인도의 블럭 위에 참새들이 두 마리 앉았다가

한 발자국 갈 때마다 저만치 달아나며 벚나무 뿌리가지를 둘러 날아다녔다.

조금 더 가다보니 도로 위에 주정차 금지 글자 중 'ㅇ'받침 위에

한 마리가 한참을 앉아 있길래 얼른 사진에 담아왔다.

 

집에 와서 원의 중앙에 앉아 있는 참새를 보고 있노라니

한편으로 신기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백일백장 글쓰기'라는 원에 들어와서 즐겁게 글을 쓰는 나를 보는 듯 했다.

 

최근에 발 담그고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 원을 떠 올려본다.

중심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원도 있고

주변을 맴돌며 조용히 카톡만 지우고 있는 원도 있고

언제든 날아서 빠져나오려고 준비하고 있는 원도 있다 

 

가족이라는 원, 직장이라는 원, 교회라는 원은 어떤가?

각각의 원에서는 어느 자리에 발을 딛고 있는지 잠시 살펴보게 된다.

 

잠시 날아 들어와 있는 아들도 곧 자신의 길을 향해 날아갈 것이고

가족이라는 원에는 두 부부가 이 끝과 저 끝에서 원을 지키게 될 것이다.

직장이라는 원에는 중심은 아니지만 내가 지켜야 할 곳을 열심히 지키고 있다.

교회라는 원에서는 나에게 맡겨진 부분에 열심히 색을 입히고 있다. 

 

도로가의 원과 그 위의 참새가 많은 생각을 안겨준다.

 

해맑게 앉아 있는 참새처럼 맑은 마음으로 글을 써야겠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원들을 돌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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