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 있는
자동포장기의 멈추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하루에도 여러 번 기계를 껐다 켜야 할 정도가 되었다.
1566-**** 로 수리 요청을 하고
행정부장에게는 수리비용이 좀 나올 수 있겠다며
담당이 오면 견적서를 줄 거라고 덧 붙였다.
이틀이 지나고 담당 기사분이 왔다.
이리저리 살펴보고는 딱히 어느 부품이 고장 났다고 말하기가
어정쩡하다고 했다.
멈추는 때라든지 멈추었을 때 상황을 물어보길래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는
'이 기계는 인공지능이 분명하다'며
우스개소리도 덧 붙였다.
기사분이 판단하기에 확실한 고장이 아니라서
고가의 부품을 권하자니 선뜻 말이 나오지 않는 듯했다.
기계를 한 번 뜯어서 들여다 보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는 결과를 더 지켜보자는 말만 남긴 후
가 버렸다.
이 고장은
기계를 1년 정도 사용했을 때부터 나왔던 고장 메세지이다.
그 때는 무상으로 수리가 가능해서
최대한 부품을 교환하며 고장을 잡아 주었다.
하지만 2년이 멀다 하고 다시 재발(?)하던 것이
지금까지 이르른 것이다.
기사분이 간 다음날
기계를 켜니
웬 걸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멈추지 않고 잘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역시 인공지능 자동포장기구나~~
관심을 필요로 하는....'
얼마나 오래갈지는 모르지만
당장은 멈추지 않고 주어진 약 포장 일을 잘 수행하는 자동포장기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어정쩡한 고장,
원인을 찾아낼 수 없는 고장이 정말 당황스러운 일이다.
우리의 몸도 그럴 것이다.
원인 없는 두통이라든지
알 수 없는 병원균의 감염 같은 것이
극한 고통으로 몰고 가는 경우가 있다.
원인을 아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약이나 치료로 해결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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