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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백장 글쓰기

[100-94] 착함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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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배에서 설교 중에 착함의 아이콘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리스도의 착한 행실에 관한 이야기에서 흘러나온 단어이다.

 

어렸을 때부터 착함의 아이콘에 기준을 두고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양보하고 지냈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 기준을 던져 버렸다.

 

신이 아닌 이상 착하다는 그 기준을 넘어가려 하면 힘이 든다.

착함이란 자신만의 기준점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장애물인 것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착하게만 살 필요는 없다.

내 것도 챙길 줄 알아야 하고

나 자신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가끔씩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

코로나 기간 동안 거의 만나지 못하다가 통화를 하게 되었다.

 

늘 긍정적이고 밝은 목소리는 어디로 가고

힘없이 늘어진 목소리를 들려주면서

모든 것에 의욕을 잃어버리고 산다며 힘들어했다.

 

내가 아는 그녀의 모습은

힘든 삶에도 늘 긍정적이었고 웃음을 잃지 않는 얼굴이다.

하지만 

해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180도 달랐다.

조금은 횡설수설하는 부분은 있었지만

많이 불안해했고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듯 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기도해달라고 했다.

 

그녀도 항상 착하게 살려고 하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왔다.

종교적인 믿음도 컸고 웬만해서 잘 흔들리지 않는 성격인데

한 번 수렁에 빠지니까 쉽게 빠져 나오기가 힘든 모양이었다.

지금까지 잘해왔다며 자신을 다독이고

이제는 자신을 우선으로 챙기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착함의 아이콘에 너무 빠지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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