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배에서 설교 중에 착함의 아이콘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리스도의 착한 행실에 관한 이야기에서 흘러나온 단어이다.
어렸을 때부터 착함의 아이콘에 기준을 두고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양보하고 지냈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 기준을 던져 버렸다.
신이 아닌 이상 착하다는 그 기준을 넘어가려 하면 힘이 든다.
착함이란 자신만의 기준점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장애물인 것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착하게만 살 필요는 없다.
내 것도 챙길 줄 알아야 하고
나 자신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가끔씩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
코로나 기간 동안 거의 만나지 못하다가 통화를 하게 되었다.
늘 긍정적이고 밝은 목소리는 어디로 가고
힘없이 늘어진 목소리를 들려주면서
모든 것에 의욕을 잃어버리고 산다며 힘들어했다.
내가 아는 그녀의 모습은
힘든 삶에도 늘 긍정적이었고 웃음을 잃지 않는 얼굴이다.
하지만
해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180도 달랐다.
조금은 횡설수설하는 부분은 있었지만
많이 불안해했고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듯 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기도해달라고 했다.
그녀도 항상 착하게 살려고 하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왔다.
종교적인 믿음도 컸고 웬만해서 잘 흔들리지 않는 성격인데
한 번 수렁에 빠지니까 쉽게 빠져 나오기가 힘든 모양이었다.
지금까지 잘해왔다며 자신을 다독이고
이제는 자신을 우선으로 챙기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착함의 아이콘에 너무 빠지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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