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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할 때 들고 가는 미니 가방 안에는 손거울이 하나 들어 있다. 좀 낡긴 했지만 아직 쓸 만한 거울인데 20년 전에 가족여행으로 갔을 때 구입했던 손거울이다. 그 해 여름휴가 기간 동안 일본에 있는 디즈니랜드에 갔었는데 날씨가 더워서 곳곳에 커다란 얼음이 놓여 있었던 기억이 난다. 점심으로 카레밥을 먹은 것과 마칠 때 불꽃놀이와 디즈니 주인공들의 행진들이 간간이 떠오른다.
아직도 활화산인 후지산꼭대기에서 구운 계란을 사 먹은 일도 있었다. 곳곳에 연기가 올라오는데 그 구멍 안으로 계란을 넣어서 구운 것이다. 화산의 활동이 심한 날은 출입이 통제되는데 우리는 운이 좋았다. 그때 돌아오는 공항 근처에서 산 이 손거울이 지금까지 나를 비춰주고 있다. 거울에는 기모노를 입은 두 여인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고 눈 덮인 산과 황금으로 된 성이 멀리 그려져 있다. 손거울을 열면 아래 위로 두 개의 거울이 나타난다. 거울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 나의 모습과 그때 그 시절의 모습이 함께 보인다. 잊어버렸던 오래된 추억들이 한 줄의 실이 되어 한 오라기 씩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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