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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백장 글쓰기

[100-44] 좁은 생각이 깊이가 있다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의 관점을 달리해야 할 때가 있다. 글이 막힐 때나 너무 일상적인 이야기로 지루할 때는 생각을 좁고 깊게 해야 한다. 한 가지 사물이나 단어에 집중해서 요리조리 파헤쳐나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장마철이라 장마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해마다 돌아오는 장마이지만 해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지나가는 것이 장마철이다. 어느 해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장마철도 있었다. 흔히 마른장마라고 하는데 그 해에는 대체적으로 비가 오지 않아서 가뭄에 시달렸다. 한시적 폭우나 지루하게 내리는 비로 물이 넘치는 해도 있었다. 이런 기후의 다양한 변화는 발달한 과학으로도 완벽히 제어하지 못한다. 물 부족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라든지 갑자기 내리는 국지성 폭우로 물이 범람하여 피해를 입는 일은 어찌할 수가 없다. 10.. 더보기
[100-43] 장마 남편이 어제 장마 소식을 알려주었다. 언제부터인가 뉴스에 둔감하기 시작해서 크고 작은 일상의 소식들을 남편이게 듣게 된다. 경제와 뉴스에 관심이 많은 남편 덕분에 다양한 소식을 알게 된다. 장마의 눅눅함이 하루 종일 공기에 배여 있더니 어두워지자 마자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생긴 일정으로 오후에 울산역에서 KTX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밤부터 많은 비가 올거라는 말에 우산을 준비하고 출발했다. 주말 저녁이다 보니 부산역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앉아 있었다. 기차를 기다리는 이들과 사람을 기다리는 이들이 서로 엉켜서 대합실의 공기가 뜨거워져 있었고 바쁘게 오가는 이들도 많아서 코로나 펜데믹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였다.. 오랜만에 만난 이프모닝 식구들과 차를 마시며 많은 이야기.. 더보기
[100-42] 수국 수국의 계절이 왔다. 파랑, 분홍, 흰색 등 다양한 빛깔과 모양으로 피는 수국이 장마로 눅눅해지는 이때 얼굴에 미소를 안겨준다. 이른 저녁을 먹고 가까운 언양 작천정으로 향했다. 봄이라면 벚꽃으로 숨이 막힐 듯한 분홍빛이었을 것이다. 이맘때 작천정에 가면 벚나무 길에 수국을 심어 놓았다. 초록의 잎으로 여름을 즐기는 벚나무 아래에 울긋불긋 수국들이 모여 수줍게 자신의 계절임을 알린다. 몇 년 전 고성에 있는 그레이스 정원에 간 적이 있다. 수국으로 가득 찬 정원이었는데 8월 초라 대부분의 수국은 지고 지각생 흰색 수국이 가득 피어 있었다. 중앙에 작고 아담한 교회가 있었고 더 깊이 들어가면 분수대가 있어서 시원한 물줄기가 한 여름의 더위를 식혀 주었다. 수국이 가득 피었을 때 다시 가 보려고 했지만 몇 .. 더보기
[100-41] 원 밖으로 날아가는 아들 새벽부터 아들은 짐을 싸느라 바쁘다. 아들의 상경 준비를 도우려고 새벽기상 인증만 하고 모든 새벽모임은 내려놓았다. 놓치는 것은 없는 지 둘러봐달라고 해서 함께 살펴보고는 이른 아침 준비를 한다. 함께 지내는 원 밖으로 자식들이 떠날 때마다 묘한 감정이 마음을 휩쓴다. 일어나지 않을 모든 상황들이 한 순간에 뇌 속을 가득 채운다. 불안한 생각들을 하나씩 지우며 이 시골마을보다는 훨씬 지내기가 나을 것이라고 걱정 가득한 나를 다독인다. 고추장 불고기에 계란 후라이 하나를 밥 두 그릇으로 비운 뒤 무거운 트렁크를 들고 집을 나서는 아들의 뒷 모습이 닫힌 현관문에 한참 동안 남아 있다. 마음의 여유를 부릴 틈이 없다. 바로 출근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오늘 오후에는 관내 고등학교에서 두 번째 약물 .. 더보기
[100-40] 만나와 글쓰기 매일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 앞에 앉으면 매일 주시는 만나처럼 글감을 하나씩 던져주는 것 같다. 오늘을 넘기기 전에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감보다 어떤 글감이 떠오를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는 것은 왜일까? 글감은 하루에 한가지만 떠 오른다. 한 주제의 글이 시작되면 거침없이 써 내려가진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에 앉는 시간이 기다려지고 기대가 된다. 두 편을 쓰려고 하면 두통이 오고 엉덩이가 배겨서 쓰기 힘들어진다. 옛날 옛적에 애굽에서 빠져나온 이들이 광야에서 먹을 것이 없다고 투덜거릴 때 하나님께서 매일 주신 것이 만나이다. 그날 먹을 것만 가져와서 먹을 수 있었고 하루가 지나면 먹을 수 없도록 냄새가 났다고 한다. 잠시 치킨을 픽업하러 나갔다가 초승달을 만났다. 까만 하늘에 눈썹.. 더보기
[100-39] 원 안에 들어온 참새 해가 아직 조금 남아 있을 즈음 피아노학원에서 집으로 걸어 오는 길이었다. 인도의 블럭 위에 참새들이 두 마리 앉았다가 한 발자국 갈 때마다 저만치 달아나며 벚나무 뿌리가지를 둘러 날아다녔다. 조금 더 가다보니 도로 위에 주정차 금지 글자 중 'ㅇ'받침 위에 한 마리가 한참을 앉아 있길래 얼른 사진에 담아왔다. 집에 와서 원의 중앙에 앉아 있는 참새를 보고 있노라니 한편으로 신기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백일백장 글쓰기'라는 원에 들어와서 즐겁게 글을 쓰는 나를 보는 듯 했다. 최근에 발 담그고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 원을 떠 올려본다. 중심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원도 있고 주변을 맴돌며 조용히 카톡만 지우고 있는 원도 있고 언제든 날아서 빠져나오려고 준비하고 있는 원도 있다 가족이라는 원, 직장이라.. 더보기
[100-38] 힘의 배분 월요일에서 목요일 아침 7시 30분에 이정훈 작가의 줌 방송이 있다. 오늘 아침 이야기 중 헬스트레이너를 통해 자신이 한쪽 발로 서 있는 버릇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체중을 두 다리에 반반 나누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모든 일에 있어서 힘의 배분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잠시 말해 주었다. 삶에 있어서 힘의 배분은 참 중요하다. 공부를 할 때도 한 분야에 너무 치우치지 않아야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끈의 배분이 중요하다. 전공에 몰두해서 젊은 날에는 이과와 관련된 내용을 익히다 보니 인문학에 대한 갈증이 많았었다. 간간히 시를 쓰기는 했지만 책을 많이 읽지 못해서 긴 글을 쓰는 일이 부담이 되었고 자신감마저 놓아버렸었다. mkyu를 만나고 북클럽과 인연을 맺으면서 작년에는 한 해동안 거의 .. 더보기
[100-37] 볶음밥와 글밥 오므라이스에 들어가는 볶음밥을 만들 때 다양한 색깔을 내기 위해 파프리카와 피망, 양파를 사용한다. 파프리카도 빨강색과 노랑색을 같이 쓰는데 저염 스팸과 밥을 조금 적게 넣고 볶으면 알록달록하니 식욕을 돋우는 이미지가 연출된다. 다양한 색깔이 나는 볶음밥이 맛있어 보이듯 글도 다양한 관점으로 다루어진 글이 맛이 있다. 너무 편협적인 관점으로 적어진 글은 따분할 수 있다. 지루해지는 글이 진행될 때는 사진이나 그림을 넣게 되면 글의 느낌을 밝게 해 준다. 글과 연관된 사진이라면 더 좋을 것이다. 글의 문체도 쉽게 읽혀지는 문체를 골라야 한다. 예쁜 모양이라고 선택하고 보면 글씨를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다 미사여구가 아니더라도 물 흐르 듯 잘 읽어지는 글이 맛있는 글이다. 여러 번의 퇴고를 하는 이유도 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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