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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백장

[100-43] 장마 남편이 어제 장마 소식을 알려주었다. 언제부터인가 뉴스에 둔감하기 시작해서 크고 작은 일상의 소식들을 남편이게 듣게 된다. 경제와 뉴스에 관심이 많은 남편 덕분에 다양한 소식을 알게 된다. 장마의 눅눅함이 하루 종일 공기에 배여 있더니 어두워지자 마자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생긴 일정으로 오후에 울산역에서 KTX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밤부터 많은 비가 올거라는 말에 우산을 준비하고 출발했다. 주말 저녁이다 보니 부산역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앉아 있었다. 기차를 기다리는 이들과 사람을 기다리는 이들이 서로 엉켜서 대합실의 공기가 뜨거워져 있었고 바쁘게 오가는 이들도 많아서 코로나 펜데믹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였다.. 오랜만에 만난 이프모닝 식구들과 차를 마시며 많은 이야기.. 더보기
[100-42] 수국 수국의 계절이 왔다. 파랑, 분홍, 흰색 등 다양한 빛깔과 모양으로 피는 수국이 장마로 눅눅해지는 이때 얼굴에 미소를 안겨준다. 이른 저녁을 먹고 가까운 언양 작천정으로 향했다. 봄이라면 벚꽃으로 숨이 막힐 듯한 분홍빛이었을 것이다. 이맘때 작천정에 가면 벚나무 길에 수국을 심어 놓았다. 초록의 잎으로 여름을 즐기는 벚나무 아래에 울긋불긋 수국들이 모여 수줍게 자신의 계절임을 알린다. 몇 년 전 고성에 있는 그레이스 정원에 간 적이 있다. 수국으로 가득 찬 정원이었는데 8월 초라 대부분의 수국은 지고 지각생 흰색 수국이 가득 피어 있었다. 중앙에 작고 아담한 교회가 있었고 더 깊이 들어가면 분수대가 있어서 시원한 물줄기가 한 여름의 더위를 식혀 주었다. 수국이 가득 피었을 때 다시 가 보려고 했지만 몇 .. 더보기
[100-41] 원 밖으로 날아가는 아들 새벽부터 아들은 짐을 싸느라 바쁘다. 아들의 상경 준비를 도우려고 새벽기상 인증만 하고 모든 새벽모임은 내려놓았다. 놓치는 것은 없는 지 둘러봐달라고 해서 함께 살펴보고는 이른 아침 준비를 한다. 함께 지내는 원 밖으로 자식들이 떠날 때마다 묘한 감정이 마음을 휩쓴다. 일어나지 않을 모든 상황들이 한 순간에 뇌 속을 가득 채운다. 불안한 생각들을 하나씩 지우며 이 시골마을보다는 훨씬 지내기가 나을 것이라고 걱정 가득한 나를 다독인다. 고추장 불고기에 계란 후라이 하나를 밥 두 그릇으로 비운 뒤 무거운 트렁크를 들고 집을 나서는 아들의 뒷 모습이 닫힌 현관문에 한참 동안 남아 있다. 마음의 여유를 부릴 틈이 없다. 바로 출근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오늘 오후에는 관내 고등학교에서 두 번째 약물 .. 더보기
[100-40] 만나와 글쓰기 매일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 앞에 앉으면 매일 주시는 만나처럼 글감을 하나씩 던져주는 것 같다. 오늘을 넘기기 전에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감보다 어떤 글감이 떠오를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는 것은 왜일까? 글감은 하루에 한가지만 떠 오른다. 한 주제의 글이 시작되면 거침없이 써 내려가진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에 앉는 시간이 기다려지고 기대가 된다. 두 편을 쓰려고 하면 두통이 오고 엉덩이가 배겨서 쓰기 힘들어진다. 옛날 옛적에 애굽에서 빠져나온 이들이 광야에서 먹을 것이 없다고 투덜거릴 때 하나님께서 매일 주신 것이 만나이다. 그날 먹을 것만 가져와서 먹을 수 있었고 하루가 지나면 먹을 수 없도록 냄새가 났다고 한다. 잠시 치킨을 픽업하러 나갔다가 초승달을 만났다. 까만 하늘에 눈썹.. 더보기
[100-37] 볶음밥와 글밥 오므라이스에 들어가는 볶음밥을 만들 때 다양한 색깔을 내기 위해 파프리카와 피망, 양파를 사용한다. 파프리카도 빨강색과 노랑색을 같이 쓰는데 저염 스팸과 밥을 조금 적게 넣고 볶으면 알록달록하니 식욕을 돋우는 이미지가 연출된다. 다양한 색깔이 나는 볶음밥이 맛있어 보이듯 글도 다양한 관점으로 다루어진 글이 맛이 있다. 너무 편협적인 관점으로 적어진 글은 따분할 수 있다. 지루해지는 글이 진행될 때는 사진이나 그림을 넣게 되면 글의 느낌을 밝게 해 준다. 글과 연관된 사진이라면 더 좋을 것이다. 글의 문체도 쉽게 읽혀지는 문체를 골라야 한다. 예쁜 모양이라고 선택하고 보면 글씨를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다 미사여구가 아니더라도 물 흐르 듯 잘 읽어지는 글이 맛있는 글이다. 여러 번의 퇴고를 하는 이유도 자.. 더보기
[100-36] 연수교육 일 년에 한 번씩 창원에서 연수교육을 받는다. 코로나 이전에는 8시간 동안 오프라인 모임으로 교육을 받아야 해서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집을 나서야 했다. 코로나 기간 동안에는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되었다가 올 해부터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교육을 4시간씩 받도록 지침이 바뀌었다. 오전 9시 예배를 드리고 출발하니 여유있게 교육 장소에 도착했다. 부스에서 제약회사들이 제공하는 사은품을 받는 기쁨도 있고 간식시간에 진행하는 행운권 추첨의 쫄깃함도 누릴 수 있어서 즐거웠다. 올 해의 교육 내용은 의약품의 안전한 복용과 이상반응을 막기 위한 처방 감사, 이상반응이 일어났을 때의 대처 방법이 주를 이루었다. 인문학적으로 본 우황청심원 강의는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한 강의라 흥미로웠다. 아무리 좋은 약도 부작용이 있기 마.. 더보기
[100-35] 커피와 깨움 모닝커피가 없으면 아침 내내 멍할 때가 많아서 일어나면 커피부터 한 잔 마시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예전에는 믹스커피를 즐겨 먹었고 하루에 세 번 이상을 먹은 적도 많았다. 수술대에 두 번 올라간 후로는 자연스럽게 블랙커피로 대체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깔끔한 맛에 블랙커피를 찾게 된다.. 출근길에는 동네에 있는 원유로에서 커피 한 잔을 테이크 아웃한다. 이 좁은 동네에 카페가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한 것은 문전대통령의 사저가 생기고부터이다. 처음에는 크고 고급진 카페가 하나둘씩 들어서더니 열 한 곳이 생겼고 이제는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가 추가로 일곱 군데나 생겨났다. 스타디카페는 하나도 없는 시골마을인데 커피를 파는 곳만 점점 늘어가고 있다. 커피는 정신을 깨우는 데 특효가 있다. 카페인의 독특한 역.. 더보기
[100-34] 생각과 글쓰기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창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글쓰기를 비롯해서 말하기, 그리기, 연주하기, 운동하기, 등등 다양한 형태로 나의 생각을 내 보낼 수가 있다. 그중에 글쓰기를 통해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다루어보려고 한다. 글을 쓰는 방법은 다양하다. 단순한 나열식으로 써 내려갈 수도 있고 그림을 그리듯 세밀하게 한 사물을 표현할 수도 있고 설렁설렁 스케치하듯 훅 써 내려가는 방법도 있다. 방법이 어떠하든 생각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 나 만의 생각을 담아낸다면 더 좋은 글이 될 것이다. 가볍게 지나갈 수 있는 것들도 나 만의 생각을 담아내면 새로운 형태로 변화되어 독자의 눈을 끌게 된다. 다양한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러한 눈은 타고난다기보다 만들어진다고 해야 할 것이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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